2011년 3월 18일 금요일

이 보게, 친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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