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7일 화요일

제사의 의미

현일선생님께 들은 말씀을 기억해 올립니다.

조상들의 유습 정도로만 알고 지내던 많은 전통적 풍습과 예식들 이면에는, 일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많은 부분들에 대한 숨은 배려가 있었다.

제사를 예로들면 조상들의 백을 안정시키려 하는 것으로, 죽음 뒤의 백이 홀로 겪게 되는 방황과 두려움을 덜어주고자 조상의 백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자손들이 그 백을 불러 안정을 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백은 통상적으로 350년 간 있다가 다음 생을 찾아간다고 한다.) 수도자의 경우 그 백을 불러들이기 쉬운 일이나, 일반인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제사전 10일간의 치제, 산제를 통해 조상에 대해 마음을 내고 떠올려서 조상의 백이 찾아오도록 하는 과정인 것이다. 

사당을 만들고 신주를 차리는 것은 백이 찾아들어 안정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아래는 이동후 편저, <상변약고常變略攷> 에서 발췌한 참고 자료입니다.


제사의 의미
 
가. 제사의 뜻
 
율곡은 격몽요결의 제례장에 대체로 제사는 사랑과 공경스런 마음으로 정성을 다 할뿐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집이 가난하면 살림의 형편에 따라서 제사를 잘 지내거나 못 지내는 것이며, 또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제사지내기가 어려우면 자기의 몸 형편을 참작하여 제사를 지내라고 했다. 그리고 만약 살림이 넉넉하면 예법 데로 잘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나. 제사에서 조상을 그리는 마음
 
제사는 조상이 평소에 하시던 모습을 그리며 조상의 기대에 따라서 바른 인간이 되는 길이기 때문에, 예기 제의에 보면, 제사에 앞서서 제계(齊戒)가 행하여지지만 이것에는 마음속에서 하는 치제(致齊)와 외물(外物)에 대한 산제(散齊)가 있다. 제계하는 동안에는 항상 제사지내려는 고인의 생전에 기거하든 모습이나 담소하시든 일, 가정 일이나 자손들에 바라는 바, 생시에 즐거워하시던 일, 그리고 평소에 즐기시는 것 등의 생각에 젖어있으면 제계를 한지 삼일정도만 되면 드디어 고인의 모습이 끊임없이 눈앞에 떠오르게 된다. 이리하여 마침내 제삿날이 되어서 사당의 방안으로 들어서면 반드시 고인의 영혼이 그 자리에 계시는 듯이 어렴풋이 느껴지게 되며, 제례가 끝나고 문을 나가려고 할 때면 반드시 엄숙한 기분에 젖어 고인의 음성을 듣는 느낌이 들며 그리고 문밖에 나가 들으면 반드시 방안에서 뚜렷하게 고인이 자손들을 걱정하여하는 탄식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것이라고 했다.
 
다. 제삿날은 어떤 날인가?
 
제사 날에는 내 마음이 제사가 드는 그 분 한 곳에만 쏠리기 때문에 다른 사사로운 일에는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다.

출처:

광룡정  | 글쓴이: 경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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